
지금 어떤 사랑을 하고 있나요? 이 메일이 잘 안보이신다면?
안녕하세요 😊✨ 단단입니다. 함께하는 독학클럽의 <매일 읽고 쓰는 모임> 가을 세션 마지막 모임에서 메이트와 이런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나를 찾아 헤매는 여정에 끝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받아들여야 할 것 같아요. 이 방황에 결론은 없을 거에요. 우리는 계속 헤매고 힘들고 지칠 거에요. 그럼에도 어쩔 수 없이 그저 또 나아가고 방황하고 다치고 다시 나아가겠죠." 그 막막함 때문이었을까. 눈물은 보인 메이트에게 한 메이트가 이렇게 말해 주었어요. "지금은 절대 앞이 안 보이는 것 같고 그 상황에 갇힌 것 같겠지만 언젠가 빠져나올 수 있어요. 당장 몇 달 안에는 안 되겠죠. 저도 아주 오래 걸렸지만 그 곳에서 한 발짝 나와봤어요. 그래서 분명하게 말할 수 있어요. 꼭 나올 거에요. 진짜로요." 그 명확한 다독임에 모임을 진행해야 하는 저까지 울컥했어요. 나를 찾는 것에 이렇게나 열심히인 우리가 애틋하고 소중하고 든든해지더라고요. 궁금해졌어요. 잘 살기 위해 지금 이 순간에도 늘 조금씩 조금씩 나아가고 있는 우리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졌어요. 잘 살겠다는 마음 여러분은 어떻게 다독이며 보내고 계신가요?
살며, 배우며, 사랑하는 소영 님을 만나고 왔어요! 잘 살겠다는 마음을 먹으려면 행동의 변화가 있어야 하잖아요. 문제는 잘 살기 위해 내 행동을 바꾸겠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는 거에요. 소영 님의 일상을 들여다보면서 궁금해졌어요. 소영 님은 <수심 티하우스>라는 차(tea) 콘텐츠 계정으로 알게 되었다. 차 외에도 채소라는 공통 관심사가 있어서 개인 계정도 팔로우했어요. 소영 님은 잘 살기 위해 많은 일들을 '행동'하고 '실천'하고 있었어요. 이 변화의 동력이 무엇일까, 함독 메이트와 나누고 싶어졌습니다. (인터뷰 내용 중 일부를 옮겼습니다) 소영 | 제가 좋아하는 책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에서 말하는 세 가지 (살고, 사랑하고, 배우고)가 잘 사는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어요. 지금을 살고, 사랑하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면요. 사랑의 행위/동작/형태는 다양하겠지만, 살아가는 동안 사랑하는 존재의 곁을 지켜주는 것이에요. 곁을 지켜준다는 건 물리적으로 선물과 연락을 주고받는 것도 포함하지만 지속적으로 관심과 에너지를 나누는 것을 의미해요. 배움은 제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에요. 제가 하는 활동들도 다 배움이고, 요리와 차, IT도요. 그 세 바퀴가 잘 맞아서 굴러갈 때 잘 산다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단단 | 블로그에서 <나로 자라서 내가 되길>이라는 표현을 봤어요. 내가 될 수 있다는 건 그전에 <나>라는 정체성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나>라는 것이 소영님 안에 있고 그걸 표현하는 게 상황에 따라 차, 요리, 사진, 글이 되는 것 같아요. 소영님에게 '나다움'의 원형은 뭘까요? 소영 | 그걸 몰라서 계속 그런 도구들을 이용해서 기록하고 표현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저는 저를 너무 모른다고 생각하거든요. 잘 안다고 생각할 때도 있고, 양극성이 심해요. 남들이 나를 표현해주길 바라는 모습으로 기록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해요. 소영 님은 고등학교와 대학에서 조리를 전공했다. 계절을 담은 채소 요리를 즐긴다. 돌아보면 늘 무언가를 시작하는 계절은 봄여름이었고 멈춰선 것은 가을겨울이었다고 했다. 소영 | 욕심이 많아서 이런저런 활동도 많이 하고 표현하고 기록하고 있는데요. 그건 저 자신이 아니라 제가 <가지고 있는 것> 이잖아요. 언제든지 놓을 수 있는 거죠. 그것들이 제 주위에서 저를 만들긴 하지만 저는 그거 말고 <그것을 만드는 나>를 좋아해 주기를 바라고, 그렇게 해주는 친구를 좋아해요. <이런 일을 하다니 멋지다>는 말도 기분은 좋지만 오히려 더 진솔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은 존재 자체로 봐주는 사람이에요. 단단 | <이런 걸 해서 멋지다> 도 좋지만 이런 걸 할 수 있는 나의 생각과 마음을 인정받고 싶은 거죠. 그걸 지지받는다고 느끼시는 것 같아요. 사람은 결국, 지지를 받고 싶어 하는 것 같아요.
오늘도 비슷한 듯 다른 관점의 두 책을 소개합니다. 불안과 우울 같은 감정을 떠올리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없애거나 극복해야 할 감정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나요. 저는 그렇게 생각했어요. 그래서 불안과 우울을 느낄 때는 일단 충분히 무너져버리고 그 후엔 툴툴 털고 일어나야 한다고 믿었어요. "지금 무너지지 않으면 언젠가 더 크게 아플꺼야" 라고 생각하는 스스로를 대견해 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이기적 감정』을 쓴 랜돌프 박사는 부정적인 감정은 우리를 보호하기 위한 신호 체계라고 말합니다. 가라앉은 기분은 멈춰야 할 때를 알려줌으로써 위험에 더 이상 가까이 다가가지 않도록 한다는 거에요. 좋은 감정과 나쁜 감정은 우리의 기분을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생존에 더 적합한 행동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죠. 이 책을 읽으면서 이해는 가지만 조금 씁쓸하기도 했어요. 우리가 살면서 느끼는 수없이 다양한 감정들이 유전자가 번식 적합도를 높이기 위한 신호 체계 (신경과 호르몬)일 뿐이라면 인간이 행복해지기 위해 하는 온갖 노력은 다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고요. 그러고는 며칠 후 동네책방에 놀러갔다가 이 책을 발견했어요.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다정한 제목과 표지가 단번에 저의 마음을 사로잡았어요. 시선을 띠지로 옮겼는데 이런 문구가 있더라고요. 적자 생존은 틀렸다. 진화의 승자는 최적자가 아니라 다정한 자였다. 호모 사피엔스는 아주 오래전 공존했던 다른 사람 종 보다 체격이 약하고 뇌가 작아요 (덜 똑똑해요). 그렇지만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것은 호모 사피엔스입니다. 호모 사피엔스만이 유일하게 협력을 할 수 있었어요. 더 강한 몸으로 더 큰 동물을 제압할 수 있었던 네안데르탈인이라고 해서 세상의 모든 동물로부터 스스로를 지킬 수는 없었어요. 힘을 합쳐 맞선 호모 사피엔스만이 세상의 모든 동물로부터 자신들을 지켜냈습니다. 호모 사피엔스만이 생존 전략은 '협력'이었어요. 상대에게 공감하고, 힘을 합칠 줄 아는 바로 그 다정함이 우리를 지금까지 있게 했습니다. 이 책에서 저는 <잘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답을 찾을 수 있었어요. ![]() 『이기적 감정 』 랜돌프 M. 네스 "순조로운 상황에서 기분이 들뜨는 사람은 기회를 십분 활용할 수 있다. 순조롭지 못한 상황에서 기분이 가라앉는 사람은 위험을 피하고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으면서 전략이나 목표를 바꿀 수 있다. 기회의 유무에 따라 기분을 달리하는 능력은 선택 이득을 제공한다." ![]()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브라이언 헤어 / 버네사 우즈 " 다른 똑똑한 인류가 번성하지 못할 때 호모 사피엔스가 번성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가 특정한 형태의 협력에 출중했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나와 같은 마음이라는 것을 느끼는 마법이 없다면, 사랑이 다 무엇이겠는가?"
제가 즐겨보는 유튜브 채널 <단순한 진심> 이야기를 가지고 왔어요. 이 영상은 채널 운영자인 '수수'가 자신의 엄마 '소희씨'를 인터뷰한 영상이에요. 소희씨가 영상에서 이런 말을 했어요. "사람은 사랑할 대상이지 나를 만족시켜주기 위해 존재하는 건 아니야. 사람은 누구나 연약하니까." 이 말을 듣고 좋은 말이라고 생각했지만 잘 이해가 안 되었어요. 물론 아무 기대 없는 관계가 순수하다는 것은 알지만 어떻게 사람에게 사랑을 주면서 기대를 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 그 다음 이야기를 들으며 이 말의 뜻을 알게 되었어요. 방황하는 둘째 '지윤'에 대한 이야기였어요. "내가 지윤이를 사랑하기로 결단했잖아. 어떤 사람은 사랑이 더 필요한 걸 수 있어. 내가 사랑하고 사랑하고 또 사랑하면 지윤이가 돌아올거라 믿어." 사랑할 만해서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기로 결단했기 때문에 사랑한다는 것. 사랑은 감정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의지적으로 노력하는 것을 소희씨가 알려주었어요. 저는 우리가 스스로의 인생을 사랑하는 방식도 똑같다는 걸 알았어요. 내 자신이 사랑할 만해서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나 스스로를 사랑하기로 결단했기 때문에 사랑해야 한다고요. 나를 사랑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요.
<사이드 프로젝트 시작하기>를 주제로 지난 주말 온라인 세미나를 진행했어요. 자료를 준비하고 셀프 리허설을 하면서 이런 느낌이 들었어. "나 좀 잘 하고 있는 것 같아!" 그 느낌이 너무 좋아서 퇴근 후 저녁과 주말, 백신 접종 휴가 내내 세미나를 준비했어요. 지금까지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며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모든 기록을 꼼꼼하게 모아두었는데 그게 다 쓰임이 있더라고요. 스크립트가 너무 길어서 어차피 못 외울거라고 생각하고 노트북 옆에 스크립트를 펼쳐놓았어요. 그런데 레디 고! 하고 세미나가 시작되니 한 분 한 분 얼굴을 보면서 그 상황에 몰입하기 시작했어요. 내가 말을 하는 게 아니라 누군가가 내 안으로 들어와 말을 하고 있더라고요. 준비된 멘트를 보지도 않고 거기에 살까지 붙여가면서요. 세미나를 마치고 나니 '휴! 드디어 끝났다.'가 아니라 ‘와... 나 이제 시작이다.'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계속 말하고 싶고 눈을 마주치고 싶고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요. 그리고 어젯밤부터 오늘 아침에 걸쳐 정말 많은 칭찬과 응원을 받았어요. 계속 해도 된다는 신호로 느껴졌어요. 요즘 전문성에 대한 생각이 조금씩 바뀌고 있어요. 저에게 첫 코칭을 의뢰해준 분이 말했어요. "단단님은 사이드 프로젝트 전문가시니까요." 속으로 네? 제가요? 라고 생각했지만 틀린 말은 아니었어요. 지금은 어떤 일을 본격적으로 하며 경험을 쌓은 사람은 누구나 전문가가 될 수 있는 시대입니다. 대학원 졸업장도, 자격증도, 10년 20년 경력 타이틀도 물론 존중받을만 합니다. 오랜 시간동안 경험했고 노력했다는 증거니까요. 하지만 다른 방식으로 우리는 누구나 전문가가 될 수 있어요. 이유는 단순합니다. 세상이 너무 빠르게 바뀌고 있기 때문이에요. 10년, 20년을 지속해야 전문가가 될 수 있다면 전문가가 되기도 전에 그 일이 사라질 지도 모르는 시대니까요. 지금 무언가를 깊이 하고 있고 거기에 자신의 관점으로 메시지를 담을 수 있다면 누구나 전문가가 될 수 있는 시대입니다. 꼭 회사를 그만두고 도전을 할 필요도, 새로운 일에 뛰어들 필요도 없어요. 세미나에 오신 분들께 선물했던 문장을 여러분께 선물합니다. 결국 크면 대단한 게 되는 게 아니라 애초에 하던 걸 본격적으로 하게 되는 거구나 싶다 『이만큼 가까이』 정세랑 모두들 세상에 맞춰 살아가지만, 언젠가 세상을 자신에게 맞춰야 한다 『박스트롤』 감독 ![]() 성장과 균형에 대해 하고 있는 고민, 새롭게 시도하는 일들, 도움받은 책이나 영화가 있다면 함독클럽에 알려주세요. 여러분의 이야기를 부지런히 전할게요 😊📢 |
일상의 균형과 나다운 성장을 함께 이야기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