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말은 내가 가장 먼저 듣는다 안녕하세요. 단단입니다.
구독자 든든님은 일기장에 거짓말을 쓴 적이 있나요?
저는 자주 씁니다.
나만 보는 일기장인데도 마치 남이 보는 것처럼, 속마음을 숨길 때가 있죠.
그런데 그게 나쁜 걸까요? 나는 스스로에게 어디까지 솔직해져야 하는 걸까요?
오늘 레터에는 일기장에도 거짓말을 쓰는 저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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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나눌 이야기
[나를 찾는 기록법] 나는 일기장에도 거짓말을 한다.
[프리워커 주간보고] 시작은 어떻게 시작하는 거였더라?
[단단의 소식] (7/24) 기록 디톡스 워크숍, (7/31) 유튜브 라이브
[우리들의 이야기] 해달, 짓다, rien, Axolotl 든든님 댓글 소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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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되게 가식적이더라."
저의 지질한 20대를 기억하는 친구 S가 제가 운영하는 커뮤니티에 참여하고서 불쑥 이렇게 말했어요. 기분도 별로고 인정하고 싶지도 않지만 종종 듣는 말이에요. 그 커뮤니티에서는 서로의 기록을 보며 다정한 응원을 주고받는데, S의 속마음을 짐작해 보자면 '누군가를 이렇게 세심하게 응원할 줄 아는 애가 나한테는 왜 그렇게 안 해줬냐'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S에게 저는 여전히 상사 욕이나 늘어놓던 25살짜리였을까요.
아이러니하게도 가식적이라는 말과 함께 자주 듣는 이야기가 있어요. "어쩜 그렇게 솔직하게 글을 쓰세요?"입니다.
가식과 솔직 이라는 단어가 공존할 수 있다니, 무엇이 제 진짜 모습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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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일기장에도
거짓말을 한다
내 모순을 나만큼 잘 아는 사람은 없겠죠. 그래서 "글이 정말 솔직하다"는 칭찬을 듣거나 "이렇게 솔직한 글을 쓰는 비결이 뭔가요?"라는 질문을 받으면 도통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사실 저는
그 친구의 말처럼 일기장에도 거짓말을 쓰는 사람이거든요.
조금 더 솔직해져 볼까요? 저는 솔직함이 언제나 미덕이라고 믿는 사람을 경계해요. 그 말 뒤에는 때로, 상대의 감정이나 맥락은 고려하지 않고 솔직함을 가장해 상처가 되는 말을 하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저 스스로에게도 100% 솔직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우리는 스스로에게조차 솔직함을 가장해 가혹하게 상처를 주는 불완전한 존재니까요.
솔직하게 나를 기록하라고 책까지 쓴 사람이 대체 이게 무슨 말이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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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는 데스노트가
아니라 드림보드
제가 생각하는 솔직함은 '감정을 있는 그대로 쏟아내는 것'이 아닙니다. 감정은 일단 스스로 소화한 뒤에 내가 왜 그랬는지 어떻게 대처해야 했는지 깊이 고민하고 알아차리는 노력이 진짜 솔직함이라고 생각해요.
솔직하다는 건, 나를 외면하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나를 감정 쓰레기통 취급하겠다는 의미가 아니고요. 내 말은 내가 가장 먼저 듣고 내 글은 내가 가장 먼저 읽습니다. 나는 나에게도 잘 보일 필요가 있어요.
책 <내 일을 위한 기록>에도 이렇게 썼어요.
"SNS에 일기 루틴을 자주 소개하다 보니 일기에 대한 고민도 많이 듣게 된다. 나만 보는데도 자꾸 자기 검열을 하게 되어 좋은 감정과 생각만 적어야 할 것 같은 부담감이 든다는 것이다. 일기는 온전히 나를 위해 쓰는 것이다. 그러려면 먼저 스스로에게 솔직해져야 한다. 의식의 흐름대로 쓰는 것도 좋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의식에 끌려갈 필요는 없다."
스스로 불완전하고 별로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해서 계속 그 이야기만 반복해서 적을 필요가 있을까요? 일기는 내 삶에 대한 주도권과 편집권을 되찾는 선언적인 행위잖아요. 부정적인 이야기만 떠들어대는 무의식에 끌려갈 필요는 없죠. 나의 나쁜 모습을 파헤치기 위해 일기를 쓰는 건 아니니까요. 우리가 나를 기록하는 이유는, 내 안의 부정적인 면과 긍정적인 면을 모두 알아차리고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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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나쁜 솔직함도 있다
갈등 회피형 평화주의자로 30년 넘게 살면서 딱 한 번 친구와 소리를 지르며 대판 싸우고 절연이라는 걸 해본 적이 있어요.
돌아보니 제 과실이 100%였더라고요. 당시 저는 1년 차 신입사원이었고 틈날 때마다 친구에게 카톡으로 회사 욕, 상사 욕, 동기 욕을 했어요. 그 애가 관심이 있는지 제대로 듣고 있는지는 상관없었죠. 저는 그냥 쏟아낼 곳이 필요했으니까요. 감정 쓰레기통 역할에 지친 그 친구는 몇 달을 참다가 결국 폭발했어요. "야! 이제 그만 좀 해."
그 말이 너무 서운해서 엉엉 울면서 말했어요. "너는 내 친구잖아! 친구끼리 하소연도 못 해? 친구가 뭐야! 솔직하게 삶을 공유하는 사이잖아!"
그렇게 서로 소울메이트라 부르던 친구와 절교를 하고 깨달았습니다. 그때 저는 솔직함을 오해하고 있었어요. 있는 그대로 속살을 다 꺼내어 보여주는 게 우정이라고 착각했던 거죠.
하지만 세상에는 나쁜 솔직함도 있더라고요. 상대에 대한 배려 없이 일방적으로 쏟아내는 솔직함은 내 감정만을 우선하는 이기적인 행동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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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점 말고
취약성 드러내기
요즘 취약성을 드러내라는 말 많이들 하잖아요. 이 메시지에 공감하지만, 먼저 '취약성'이라는 단어를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해요. 취약'점'이 아니라 취약'성'인 이유가 있거든요.
우리는 누구나 상처받기 쉬운 평범한 사람이라는 거죠. 그런 자연스러운 모습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서 이 각박한 세상에서 서로 도우며 더불어 살아가자는 좋은 의도인데, 가끔 취약성을 취약점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어떤 사람은 취'약점'을 드러내면 안 된다는 생각에 취약성을 드러내지 못하고, 누군가는 취약점을 지나치게 드러내서 상대를 지치게 하죠.
스레드에 어느 카페 사장님이 이런 글을 올렸더라고요."오늘 손님이 주문한 음료를 잘못 만들었어. 죄송해서 다시 만들어드리겠다고 했는데 출근 때문에 바쁘다고 됐다고 그냥 가시더라고. 마음이 너무 안 좋았어."
속상한 마음은 충분히 이해되더라고요. 하지만 이 글이 누구를 위한 글이었을까, 취약성이 아닌 취약점을 드러낸 글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마음을 나누고 싶었던 건 이해하지만 이렇게 취약성이 아닌 취약점을 드러낸다면 오히려 일에 대한 진심을 오해받을 수도 있죠.
취약성은 공감과 연대를 부르는 태도죠. 반면 책임과 신뢰 없이 드러내는 취약점은 말 그대로 '약점'이 될 수 있어요. 만약 이 글에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했던 노력, 그 노력의 결과까지 담겨있었다면 취약성을 드러내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글이 되었을 거예요. 우리는 누구나 실수를 하니까요. 하지만 '날 위로해 줘'에서 끝나는 글은 취약점으로만 남죠.
사람들은 무섭도록 정확하게 알아차려요. 이 글이 자신만을 위한 것인지, 함께하려는 마음에서 나온 것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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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필요한
솔직함이란?
앞으로도 저는 제 이야기가 꾹꾹 눌러 담긴 글을 쓸 거예요. 아주 솔직하게, 하지만 때로는 적당히 감추면서요.
솔직하게 다 드러내는 것 외에는 어떻게 글을 써야 할지 몰랐던 시절이 있었어요. 그때는 글을 쓰면서도 자유롭다고 느끼지 못했어요. 선택권 없이 감정에 떠밀리는 것 같았죠. 나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랐어요.
이제는 알 것 같아요. 정말 나다운 태도는 솔직해야 할 때와 숨겨야 때를 정확하게 알아차리고 스스로 결정하는 힘에서 나오는 것이더라고요.
지금 내 자신에게는 어디까지 솔직해야 할까.
지금 이 글을 읽어줄 독자에게는 어디까지 솔직해야 할까.
내 앞에 있는 이 친구는 어디까지 듣고 싶은 걸까.
저는 오늘도 일기장에 거짓말을 씁니다.
친구에게 묘하게 기분 나쁜 말을 들었지만, 그래서 집에 와서 초콜릿을 왕창 먹고 기분이 더 안 좋아졌지만, 그런 이야기를 쓰진 않았어요.
'나 존중받고 싶었구나. 그 친구한테 인정받고 싶었구나.' 그 마음을 먼저 썼어요. 그리고 '초콜릿 맛있다. 그래도 나를 위해 내일은 먹지 말자'고 덧붙였죠.
친구 S가 이 글을 보면 또 가식적이라고 할지도 모르죠. 하지만 전 저에게 필요한 다정함을 알아차렸고 그걸 제게 줬으니까 오늘도 일기에 거짓말을 쓴 저를 슬쩍 칭찬해 줘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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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6 ~ 7/22
프리워커 주간보고
이제 보고할 상사가 없어서 여러분께 보고합니다. 지난 일주일간 경험하고 배운 것을 일기 형식으로 씁니다.
🌊 누구를 만나고 어떤 일을 했어?
[7/18] 글밥 아카데미 번역 실전반
[7/22] 맹그로브 연간 회고계획 워크숍
처음에는 내가 보기 싫어서 악플을 지웠다. 나는 카톡에 뜬 '1'을 두고 보지 못하는 정리벽이 있어서 댓글이 달리면 무조건 확인하고 답을 해야 직성이 풀리는 요상한 사람인데 악플은 대응할 수 없으니 지우기라도 해야 살겠는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유튜버로 1년 넘게 활동하면서 이제 웬만한 악플은 보고 넘길 정도의 내공이 생겼다. 그럼에도 여전히 악플이 달리면 하나하나 정성스레 삭제한다. 이제는 내가 아니라 이 채널을 사랑해 주시는 구독자분들을 위해서다.
좋아하는 공간이 얼룩지면 속상해진다. 이런 부정적인 경험이 쌓이면 결국 애정하던 공간을 떠날 수밖에 없다. 좋아하는 분들을 지키기 위해 우리의 공간을 더욱 안전하게 가꾸기 위해 나는 악플을 지우기로 했다. 이런 마음으로 지우다보니 예전처럼 두 눈을 질끈 감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지우는 게 아니라, 두 손 가지런히 모아 고개 숙여 인사를 하고 지운다.
"우리 이번 생애는 이제 만나지 맙시다, 아멘"
🌊 시작은 어떻게 시작하는 거더라?
이번 주로 1년간의 번역 아카데미 과정이 모두 끝난다. 매주 듣는 수업이 프리랜서 일상에 큰 안정감을 주었는데 이제 모든 걸 혼자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막막하다.
번역 일감은 어디서 받아야 하지?
첫 번역서는 어떻게 계약하는 거지?
계약 조건은 어떻게 협의하면 좋지?
또다시 시작이다. 무수히 많은 시작을 경험했지만 이 시작이라는 녀석은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는다. 첫 회사, 첫 퇴사, 첫 이직, 첫 출간, 첫 강의. 이 많은 첫 경험이 나를 도와줄 수 있을까?
그래서 시작은 어떻게 시작하는 거였더라.
🌊 하반기에 집중할 것들
어차피 당장 월급만큼 벌 수 없다는 걸 깨달았잖아. 일단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자.
올해 하반기에는 첫 번역서를 계약하고 출간하는 일에 모든 에너지를 집중할 계획이다. 그리고 세 번째 책 집필과 홈페이지 제작까지 하고 싶지만, 한 번에 여러 개를 하려다 보면 이도 저도 안 될테니 일단 우선순위를 이렇게 잡았다.
1. 첫 번역서 계약 (안 되면 독립출판이라도)
2. 세 번째 책 집필 시작
3. 홈페이지 제작
나는 12주 단위로 딱 하나의 계획만 세운다.
그렇다면...? 홈페이지 제작은 내년으로 미뤄야겠다.
[7~9월] 첫 번역서 계약
[10~12월] 세 번째 책 집필 시작
그래, 또 한번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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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의 워크숍
& 프로그램 소식
7/24 목 20시 | 꼭 필요한 것만 남기는 기록 디톡스! 뒤죽박죽 기록 이제 굿바이! 신청하기
7/31 목 20시 | 첫 유튜브 라이브! 두근두근- 꼭 와주셔야 해요. Q&A 남기러 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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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 시스템 쉽게 배우고, 폴더/파일 이름 짓는 방법까지 기록 정리법 완벽 정복.
기록도 정리해야 내 것이 됩니다.
- 일정: 7월 24일 목요일 저녁 8시
- 장소: 온라인 zoom 워크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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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첫 유튜브 라이브 소식!
Q&A 수다 한 번 해보려고요. 그동안 궁금했던 질문이 있었다면 아래 링크에 남겨주세요.
- 일정: 7월 31일 목요일 저녁 8시
- 장소: 유튜브 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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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레터를 읽고 남겨주신 댓글과 답글을 요약해서 소개합니다.
게시판에 풀버전 댓글과 답글이 있어요.
오늘 레터를 읽고 마음에 와닿았던 문장이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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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달 든든님
“1년을 돌아보니 원하는 결과물은 모두 나왔다.” & “지루한 구간을 견디는 힘” 이번 레터에서 가장 와닿은 문구 2가지입니다. 저도 평일엔 매일 번역 연습, 글쓰기, 그리기를 하면서 글쓰는 번역가와 그림작가를 향해 루틴을 만들면서 천천히 움직이는 중입니다. 항상 따듯한 레터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 단단: 해달님과 제가 '번역'이라는 공통 분모를 공유하고 있어서, 늘 더욱 반갑게 느껴져요. 해달님, 그림책을 번역할 계획도 있으신가요? 언젠가 해달님이 번역하신 아름다운 그림책을 손에 쥘 날을 상상하며, 오늘도 우리 오늘 할 수 있는 일을 하기로 해요. 따뜻하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 짓다 든든님
저는 꾸준히 하는 모습으로 갓생은 아니어도 성장은 하는 제 모습을 기록하고 싶은 것이었거든요. 어느 쪽이 맞고 틀리고의 문제가 아니라 결국 내 그릇과 목표에 따라 릴스의 방향도 SNS운영 방향도 달라져야한다는 게 제 결론이었어요. 그러니 저는 제 방식대로 계속 해볼거예요. 가짜 꾸준함 말고 진짜 꾸준함을 위해서 조금씩 나아가려고요.
💬 단단: 결국 나는 내 속도와 방향대로 갈 수밖에 없나봐요. 그걸 인정하는 게 정말 너무 어렵지만 결국 인정해야 나아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늘 이렇게 찐하게 함께해주셔서 든든해요. 💚
📫 rien 든든님
자아노출증과 대인기피증 사이를 정신없이 왔다 갔다 하는 나란 사람. 저도 온라인상에서 딱 이런 상태라 넘 공감됐어요.😂 내가 하는 게 곧 나의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계속 하는 그 마음 응원하고 있어요❤️ 그리고 저도 보면서 함께 하고 있어요! 헤헤
💬 단단: 같은 마음으로 응원하며 함께 발맞춰 나가고 계신 것을 저 역시 너무 잘 알고 있어서 큰 힘을 얻는답니다. 서로에게 용기를 주고 있는 거죠 우리 지금! 자아노출증과 대인기피증 사이에서 현기증 나지 않게 우리만의 속도와 방식으로 차근차근 나아가보자고요!!
📫 Axolotl 든든님
내향인이면서 자기 자신을 알리러 다녀야하는게 정말 무서워요. 명함만이라도 파서 들고다니려고요...^-^ 그러다보면 어느날 용기도 나지 않을까요?
💬 단단: 오! 너무 좋은 출발인데요. ✨ 일단 명함부터 만들기!! 명함 만드시면 꼭 소식 전해주세요. 제가 가진 용기를 그러모아 계신 곳으로 있는 힘껏 보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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