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답게 남들
따라 하는 법
저는 SNS도 이 전략에 맞춰서 느리게 합니다. 콘텐츠 업로드 주기가 길다는 이야기가 아니에요. 급성장이 아닌 완만한 저성장을 만드는 전략이죠.
제 SNS를 보고, 주변 SNS 고수 지인들이 답답한 마음에 감사한 조언을 자주 해줘요.
"단단님 스레드 왜 안 하세요?"
"릴스랑 쇼츠 꼭 만드세요."
"스레드에는 정해진 문법이 있어요. 그대로 쓰셔야 해요."
너무 감사하고 당장이라도 그렇게 따라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으면서도 선뜻 실행에 옮기지 못했어요. 대신 인스타그램에 릴스가 아닌 길고 긴 콘텐츠를 캡쳐한 카드 뉴스를 올렸어요. 그리고 가독성을 높일 수 있도록 첫 이미지에 큰 폰트로 타이틀을 붙였고요. 그랬더니 한 달도 안 되어서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3천 명에서 6천 명으로 늘었어요. SNS 고수들은 '내 말 들었으면 10만이 됐을 텐데!'라고 아쉬워하겠지만 어쩌겠어요. 이게 저인걸요.
조언을 듣고 스레드도 시작했지만 '스치니 안녕~'은 도저히 못하겠어서 그냥 제 말투로 올렸어요. 대신 기록과 루틴 실천 팁을 짧게 정리해서요. 그랬더니 스레드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몇 주 지나지도 않아서 구독자가 1천 명을 넘겼습니다.
왜 이렇게 청개구리처럼 구냐고요? 저는 SNS로 팔로워를 늘리는 게 목적이 아니거든요. SNS로 저라는 사람의 매력과 개성을 드러내고 싶어서 하는 건데, 팔로워를 늘리려고 남들 말투를 그대로 따라 하면 길을 잃을 것 같았어요.
저 같은 사람에게 비즈니스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뭘 알려주면 그대로 안 하고 꼭 자기 식대로 변형하더라. 똑똑한 애들이 그래서 성공 못 하는 거야."
네, 그 성공 못 하는 똑똑한 애가 바로 접니다. 서울대 합격생들의 공부 비법도 비슷하잖아요. 선생님 말씀을 토씨 하나 안 틀리고 그대로 받아적어서 달달 외우기. 그게 가장 빠르게 성과를 내는 방법이라는 건 알겠어요. 효율적이고 실패 확률도 낮죠.
그런데, 저는 그 방식으로는 재미가 없어서 지속할 수 없는 사람이더라고요.
숫자를 만들면서 성취감을 만끽하는 비즈니스 전문가들은 아마 저를 이해하지 못할 거예요. 하지만 저는 숫자 만드는 것보다 '나만의 것'을 만드는 게 재미있는 사람인 걸 어떡해요.
물론 저도 남들의 성공 방식을 따라 합니다. 하지만 청개구리처럼 '제 식대로 변형해서' 합니다. 그래야 10년, 20년 할 수 있으니까요. 그래야 그게 정말 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으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