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 이런 사람들 있지 않아?
자기에게 너그러워서 남들에게 편안함을 주고, 인생을 즐길 줄 아는 사람들.
그들은 비교적 평화롭고, 자신을 괴롭히지 않는다.
그들과 대화할 때마다 진심으로 묻게 된다.
‘자신을 괴롭히지 않는 방법이 뭐야? 도대체 어떻게 매사에 평안함을 가질 수 있어?’
한 사람이 의외의 대답을 줬다.
‘나는 사실 생각을 많이 하지 않는 것 같아. 우리가 대화할 때면 수즈야말로 자신에 대해 참 많이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솔직히 난 그 정도까지 나에 대해 잘 알고 있지 않은데 너와 얘기하면서 오히려 나를 발견하기도 해. 그건 참 대단한 능력이야. 그러니까 자신이 알고 있는 그 모습 그대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아껴주면 어때?’
얼마 전 밑미 뉴스레터에서 정신과 의사인 문요한 작가의 인터뷰를 발견했다.
제목은 <나에게 좋은 친구가 되어주는 법>.
자기 불안의 이유 * 인터뷰 내용 발췌
인간은 유일하게 자기 스스로를 괴롭히는 생물이다. 이유는 ‘자아’를 가지고 있어서.
부정적 자기개념이 강한 사람일수록 자신을 더 함부로 대하고, 과도한 ‘자아 이상’을 가지고 있다. 현실의 나는 그렇지 못하니까 자신을 더 채찍질하고, 비난한다.
맞아. 내 얘기 같기도 하다. 과도한 이상과 현재의 괴리는 늘 나를 괴롭히니까.
‘그럼 네가 너의 딸이라면 너를 그렇게 대하겠니?’
아니. 마음껏 아끼고 사랑하겠지. 그런데 왜 정작 자신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못하고 다그치지?
음...그렇지만 할 말이 입에 맴돈다. 무언가 항변하고 싶다.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게 아니야. 오히려 너무 사랑하는데 방법은 모르니까 괴로운 거지. 그 누구보다 나와 잘 살아가고 싶어서 스스로를 다그치는 거라고.’
자신에게 다정한 친구가 되어주는 방법? *인터뷰 내용 발췌
자기 불안 극복을 위해선 스스로에게 좋은 친구가 되어주어야 한다.
그러려면 자기를 잘 이해하기 위해 '자기 관찰', '자기 친절'이 둘 다 이루어져 한다.
‘자기 관찰’은 나름 계속해왔던 것 같은데 정작 ‘자기 친절’은 해본 적이 없다.
내가 자신을 힘들게 할 때는 ①스스로를 인정하지 않을 때, ②과도하게 애쓸때 였다.
이걸 반대로 틀어서 자신을 예뻐해 주고 애쓰지 않아보면 어떨까?
그게 자기 친절이 되지 않을까?
자신을 어여삐 여긴다.
#사소한 일상에서 ‘뿌듯함’을 채우기.
‘운전’을 예로 들어본다. 뒤늦게 시작한 운전은 남들에게는 별것 아니지만 나에게는 뿌듯함과 자부심을 준다. 음악을 틀고 드라이브를 할 때, 스스로 커리어 우먼의 느낌을 만끽하며 외근을 갈 때, 사소하지만 행복감을 느낀다. 문득, 선배가 해준 말도 기억난다. ‘넌 어떤 것에도 성취와 배움, 즐거움을 느낄 사람이야. 운전하고 다니는 것만으로도 뿌듯해하는 모습을 봐!’
앞으로는 작은 부분이라도 뿌듯함을 느끼고 셀프 칭찬하려 한다.
남들에겐 그리 잘해주는 ‘공감 능력’과 ‘칭찬’을 정작 나에게 못해줄게 뭐람!
(중략)
애쓰지 않는다.
#강박 없이 즐기기
친구가 유튜브를 운영한다. MBTI가 I인 조용한 친구인데 말이다. 재미있는 것은 덕질 채널이라는 것. 어떤 목표가 있는 것도 아니고, 본인을 드러내지도 않는다. 구독자가 무려 2,500명이 넘고 조회 수 35만이 넘는 영상도 있지만 유튜브 수익은 당연히 저작권자에게 간다. 친구의 이유는 명확했다. ‘심심한데 재미있을 것 같아서.’
신기했다. 나라면 치밀하게 기획을 짜고, 기대효과를 생각하다 제풀에 지쳐 못했을텐데.
‘어떻게 이런 시도를 할 수 있어?’라고 물었더니 대답이 심플하다.
‘아님 말면 되니까.’
#아님 말고 라는 말이 왜 이렇게 깔끔하고 멋있게 들릴까?
성과나 대가에 관심 두지 않고, 해야 될 것 같아서 하지 않고 좋아하는 것을 시도해 보는 것. 그러다 싫으면 멈추기도 하면서 지속적으로 사랑할 무언가를 찾는 것. 애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계속하게 되는 즐거움을 느껴보고 싶다.
(중략)
늦게 잠드는 날, 하루 끝에는 때때로 움츠러듬이 있었다.
불안하고 우울하거나 매사가 다 내 잘못 같다는 생각에 빠지다 ‘나도 삶을 열심히 살아내려 하고 있잖아’ 싶어 억울하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놓친 게 있다. 자신에게 공감을 주고, 다정하게 대한 적이 없다는 것.
자기 관찰을 할 때도 자신에 대한 순수한 관심으로 다가가기보다는 스스로를 분석하고 검열하거나 규정과 비판을 해왔던 것 같다.
평생의 동반자인 나 스스로에게 마음을 열고 좋은 친구가 되어주려면 다정하게 대해주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는 것, 나를 검열하고 채찍질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뭘 좋아하고, 어떨 때 행복한 지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필요하다.
내 평생 친구인 자신에게 따뜻한 친구가 되어주자. 나와 늘 함께한다는 것을 진심으로 기뻐할 수 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