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부터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마음이 변화하고 있어요.
마음속에 긍정 요소가 하나둘씩 쌓였나 봐요. 작지만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있어요.
글을 쓴 지 5개월. 짧은 기간이지만 많은 생각의 변화가 있었고, 글쓰기를 주제로 꼭 한편의 글을 쓰고 싶었어요. 성장로그의 큰 챕터였던 ‘일 이야기’를 마친 지금 이 이야기를 해 볼 시점이라는 마음이 들었어요.
어떻게 내가 남이 보는 글을 쓰겠어?
글을 쓰기 전, 머릿속은 늘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어요. 마치 해결되지 않는 복잡한 숙제를 안고 있는 기분이 마음 한편에 늘 자리해 있었어요. 그럴 때마다 다른 이에게 하소연도 하고, 남에게서 답을 구했지만 답은 어디에도 없었어요. 그러면서도 이런 말을 해왔어요. ‘언젠가 내 콘텐츠를 만들어 세상에 보여주고 싶어!’ 공상은 원대했지만 시도는 없었어요. ‘회사 다니기도 바쁜데 무슨 남이 보는 콘텐츠를 만들어…
언젠가 그럴 때가 오겠지’ 하고 넘겨 버리기 일쑤였어요.
어느 날 뉴스레터 제의를 받았다.
‘아무런 이력도 없는 나에게… 왜?’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해보고 싶었어요.
우연히 찾아온 고마운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우선 내 얘기를 질릴 때까지 써보기로 했어요. 일기장에 혼자 쓰는 것보다는 더 열심히 고민하고 생각할 테니까요.
그렇게 우연한 계기로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머리가 좀 가벼워지는 것 같지?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머릿속에 있던 생각 뭉치들이 하나씩 쑥하고 빠져나가는 기분이 들었어요. 점차 고민 상담도 줄었어요. 타인에게 물어보지 않아도 글을 쓰면서 스스로 의문하고 답하는 과정을 경험하고 있었거든요.
사실 크게 상황이 변한 것은 없었어요. 그런데 내가 뭘 원하는지, 뭘 해야 하는지 조금씩은 알게 된 것 같아요. 글로 쏟아내고 정리하면서, 이제 그다음 생각으로 넘어갈 수 있었어요.
글쓰기가 무서워.
처음 글을 쓸 때는 설렜고 새로운 변화를 빠르게 체감했어요.
그렇지만 두세 달을 지나며 변화감은 더뎌지고 다른 고민이 생겨났어요. 명색이 ‘성장’을 주제로 하는 뉴스레터. 다른 크루의 글에는 유익한 정보뿐 아니라 진정성이 느껴졌어요. ‘내 글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어야 할 텐데, 독자들이 읽고 싶은 글이어야 하는데….’ 글감 찾기에 시간과 노력을 많이 썼지만 갈수록 글에 진정성이 없다고 느껴졌어요. 그냥 내 얘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좋다던 마음은 어디로 갔을까요? 사실은 스스로에게 너무 큰 기대를 했던 걸까요?
심호흡을 좀 해보고.
잠시 원점으로 돌아가 심호흡을 해보았어요. 독립영화관에서 블록버스터를 찾지 않듯, 독자들이 뉴스레터에 기대하는 건 베스트셀러 책이 아니잖아요. 비슷비슷한 하루에도 조금씩 성장하는 서로의 모습이 궁금한 거잖아요. 지극히 개인적인 것들도 다 이야깃거리가 될 수 있어요.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라는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말이 떠오른 건 너무 간 걸까요? ㅎㅎ
느낌(영감)도 훈련이 필요하다.
글감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온 세상에 눈을 두게 되고, 더 관심 어린 시선으로 사람을 보게 되어요. 감정에 먹히기 전에 감정의 이유를 궁리하게 됩니다. 많은 것을 느끼고 생각해요. 쳇바퀴를 도는 좀먹는 번뇌가 점차 옅어지고, 대신 그 자리를 호기심과 사유로 채우고픈 욕심이 생겨나요. 이제 늘 같은 고민만 할 시간이 없어요. 세상의 모든 것이 다양한 영감이 되도록 생각의 힘을 쌓아가게 됩니다.
(중략)
지극히 작은 전환의 계기, 사실 그게 필요했던 거잖아.
글을 쓸 때마다 행복하고, 만사가 해결되는 건 아니에요. 그렇지만 글쓰기는 분명 변화의 시작을 가져다 줍니다. 늘 반복되는 일상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사실 ‘지극히 작은 전환의 계기’ 같아요. 소비, 과식, 술처럼 일차원적인 방법으로 풀기에 우리의 고민은 너무 복잡하고 고결해요. 이번생은 망했다고 쉽게 말하지 말아요. 아직 세상에는 내가 사유하고, 경험하고, 스스로 가꿔야 할 것이 많아요. 고작 5개월의 글쓰기를 통해서도 이러한 마음을 느끼는걸요. ‘나만의 무언가’를 고민하고 행동하는 사람에게는 분명 ‘무언가’가 있어요.
우리 각자의 ‘무언가’를 위해 지극히 작은 전환의 계기를 마련해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