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오픈소스, 노코딩 툴 덕분에 이제는 뭔가를 '만드는' 것 자체가 너무 쉬워졌잖아요. 모두가 크리에이터, 창작자, 개발자, 기획자가 되어버렸어요. 예전에는 기술을 배우고 오래 훈련한 사람들만 할 수 있었던 걸 모두가 할 수 있게 되니까 어떤 일이 일어났나요? 이제 뭐가 뜰지, 뭐가 성공할지 예측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졌죠.
퀄리티가 상향 평준화되어 버려서 '양과 질'만으로는 승부를 보기가 힘든 거죠. 컨셉, 아이디어, 기획 방향 중 어떤 하나의 요소가 운 좋게 타이밍 맞게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데, 도대체 그게 뭔지 모르겠다는 말을 전문가들조차 합니다. 그래서 이제는 빅 크리에이터도, 브랜드 전문가들도 전략을 바꾸었다고 해요. 오랜 기간 고민하고 준비해서 하나를 완성도 있게 만들어 출시하는 게 아니라, 동시에 여러 브랜드를 런칭하고 다양한 시도를 하는 방향으로요.
위에 소개해 드린 영상에서는 '기우쌤'의 뷰티 브랜드 런칭 사례가 나옵니다. 160만 유튜버이자 헤어 디자이너인 기우쌤은 최근 뷰티 브랜드를 런칭했대요. 그런데 무려! 10개 브랜드를 론칭했다고 합니다. 하나만 해도 될 텐데 왜 굳이 10개나 런칭한 걸까요? 뭐가 성공할지 모르니까요.
화장품 브랜드를 론칭할 때도, 유튜브 채널을 만들 때도, 앱을 개발할 때도 이제는 하나를 공들여서 론칭하는 전략을 쓰지 않는다고 합니다. 완성도를 낮추고 시도를 많이 해보는 거죠.
저는 SNS도 이와 비슷하게 흘러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챗GPT, 제미나이 덕분에 콘텐츠 '만드는 것'의 진입장벽이 낮아졌죠. 게다가 매니챗으로 일주일 만에 1만 팔로워 만들기 이런 방법도 나오고요. 이제는 인플루언서가 너무 많다 보니 그중에서 '누가 진짜인지 거르는' 강의도 생겼다고 합니다. 누구나 인플루언서가 되는 시대, 그럴수록 구독자 수는 의미가 없어지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구독자수가 많아서 광고 협업했는데 구매 전환은 0%인 사례가 속출하다보니 스몰 브랜드 대표들이 찾아듣는 강의라고 해요.)
사람들은 점점 혼란스러워지고 결정하기 힘들어할 거예요. 그럴수록 '누가 찐이야?'를 물을 거고요. 이제 우리가 해야 하는 건 숫자 말고 진짜 영향력을 갖추는 일이 될 거예요. 아니, 열심을 내려놓자면서 이게 무슨 말이냐고요?
열심히, 시간을 갈아 넣어서, 장인 정신으로, 이 방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을 수 있다는 거죠.
그럼 어떻게 해야 하냐고요?
꾸준히 하나를, 다양한 방식으로 시도해 보아야 합니다.
열심히 하지 말자면서요. 네! 그러니까 이 모든 과정을 가볍게,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죠. 내려놓을 건 내려놓고요.
여기서 말하는 다양한 시도는 이거 했다가 저거 했다가 하면서 나의 '키워드' 자체를 시시각각 바꾸자는 것이 아닙니다. 내 키워드 '하나'는 딱 고정해 두고 그걸 풀어내는 방식을 다양화하는 거죠.
헤어 디자이너인 유튜버 기우쌤은 10개의 뷰티 브랜드를 런칭했죠. 10개 모두 '뷰티' 브랜드라는 게 중요해요. 10개 중 한 개는 등산 브랜드, 한 개는 주얼리 브랜드, 이런 식으로 다양하게 런칭한 게 아니죠. 뷰티라는 핵심 키워드는 가져가되, 그걸 풀어내는 방식을 다양화한 거죠. 가볍게, 재미있게, 꾸준히요.
이걸 제 상황에 대입해 보면 어떻게 될까요? [내 이야기로 독립하기]라는 핵심 키워드는 가져가되 이걸 다양한 방식으로 가볍게 재미있게 풀어볼 수 있을 거예요. 마켓도 나가보고 독립 출판도 해보고 전시도 열어보고 독서 모임도 해보고요. 단, 무겁게 열심히 하지 말고요.
저는 이게 정말 어렵더라고요. 다양한 걸 하면 하나하나 마음을 쓰고 공을 들이는 게 저의 타고난 성향이거든요. 지금까지 이런 저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저를 팔로우해 주신 건데, 갑자기 가볍게 재미있게 가면 제 매력이 떨어지는 것 아닐까 하는 걱정도 되고요.
이게 앞으로 제가 풀어야 할 과제일 것 같아요. 핵심 키워드를 꽉 붙잡은 채 어떻게 하면 저의 열심을 너무 외면하지 않으면서, 가볍게 재미있게 여러 시도를 해볼 수 있을까요? 그 과정도 여러분께 공개해 볼게요. 어쩌면 3주 만에 AI로 홈페이지를 만든 시도도 그 사례 중 하나가 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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