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향인 프리워커의 SNS 생존법 안녕하세요. 구독자 든든님 🧡 단단입니다.
"내향인이라면서 어쩜 그렇게
본인 이야기를 솔직하게 잘 해요?"
SNS에 스스로를 잘 알려요?"
퇴사 후 가장 자주 받는 질문이에요. 그러게요, 저는 아무리 좋은 사람을 만나도 세 시간 이상 대화하면 집에 가고 싶고, 네트워킹 모임에 가면 숨을 곳부터 찾는 내향인인데 말이죠.
저도 처음에는 의아했어요.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오히려 내향인이라서 SNS에서 제 이야기를 잘할 수 있더라고요. 바로 SNS의 특성과 제 성향이 묘하게 잘 맞았기 때문이에요.
오늘 레터에서는 내향인인 제가 SNS와 퍼스널 브랜딩을 꾸준히 이어올 수 있었던 이유를 정리해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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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나눌 이야기
[나를 찾는 기록법] 내향인이라면서 어쩜 그렇게 나를 잘 알리냐고요?
[프리워커 주간보고] 인생에 한 방은 없구나
[단단의 소식] (7/24) 기록 디톡스 워크숍, (7/25) 부산 크리스탈북스 북토크
[우리들의 이야기] love.cupide_, 커피, 짓다 든든님 댓글 소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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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보다 글이 편해서요
유튜브, 블로그, 인스타그램, 스레드.
어떤 SNS든 기본적으로 말이 아닌 '글'에서 시작하죠.
제 주변을 보면 외향인은 말을, 내향인은 글을 좀더 익숙하고 편하게 생각하더라고요. 말은 실시간 대면 소통이고 글은 비실시간 비대면 소통이잖아요. 생각을 정리해서 말하고 싶어하는 내향인들은 자연스럽게 글을 더 자주 쓰고 누가 시키지 않아도 어떤 형태로든 자신을 기록하더라고요. 저 역시 그랬어요. 친구와 싸우면 만나서 풀기도 했지만 그보다 더 자주 편지나 장문의 카톡을 주고 받았어요. 회사에서 억울한 일을 겪은 날에는 친구와 수다를 떨기보다 집에 돌아와 나만의 데스노트에 와다다 일기를 쓰면서 감정을 정리했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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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이 더 편해서요
내향인 중에는 직접 만나보면 수줍음이 많지만 온라인에서 자신의 모습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사람들이 많아요. 아마 저처럼 신경이 온통 [내]안으로 [향]해 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 저는 글을 쓸 때, 설사 이 글이 어딘가에 공개되는 글이라고 해도 사실 타인이 어떻게 생각할지 별로 깊게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내 생각을 외부로 꺼내어 표현하는 데 집중하거든요. 그 과정에서 카타르시스, 해방감을 느끼고요.
오히려 외향인 친구들이 저에게 "글쓰기가 어렵다", "SNS에 내 생각을 드러내는 게 부담스럽다"는 고민을 더 자주 토로해요. 외향인 친구들은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다보니 글을 쓰거나 SNS를 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하기도 하고, 대면 소통이 아닌 비대면 소통인 SNS가 마치 벽을 보고 이야기하는 것 같아서 답답하다고도 하더라고요. 게다가 사람을 좋아하고 감각이 [외]부를 [향]해 열려있다보니 오히려 타인의 시선을 더 신경쓰게 된다는 고민도 들었어요.
얼마전 스탠딩 이자카야에서 열린 네트워킹 파티에 초대되어 갔어요. 스탠딩 이자카야라니... 네트워킹 파티라니... 좋아하는 분의 초대라 자세히 살펴보지도 않고 덥석 가겠다고 했는데 가게 문을 열자마자 힙한 분위기에 당황해서 집에 가야 하나 고민했답니다.
** Y님, 그래도 초대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진짜로요!! 내향인이라 함께 즐기지 못해 아쉬웠을 뿐입니다.
빰!빰!빠!밤! 흥겨운 음악 사이로 아무리 소리 높여 외쳐도 옆사람 말이 들리지 않는 가게 안에서 한껏 즐거워 보이는 사람들을 바라봤어요. 네, 내향인은 참여자일 때보다 관찰자일 때가 더 많고 그래서 글감이 늘 샘솟나봐요. 이 글도 그날 사람들을 관찰하며 쓴 메모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반갑게 포옹과 악수를 나누고 부딪히는 술잔 너머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웃는 외향인들에게 '네트워킹'이란 실시간으로 대면하며 에너지로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는 활동 같았어요. 반대로 내향인인 저에게 네트워킹이란 차분한 분위기에서 깊은 속 이야기를 꺼내어 각자의 마음 생김새를 이해하며 존재를 확인하는 활동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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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향인에게는 SNS가 네트워킹 모임
회사를 다니면서 오랫동안 '네트워킹' 때문에 고민했어요. 좋은 직장으로 이직하려면, 승진하려면, 멋진 프로젝트를 맡으려면, 자리에 앉아서 일만 하지 말고 밖에 나가 나를 어필하는 네트워킹을 해야 하는 것 아닐까 하고요. 사람 많은 곳에 가면 숨을 구석부터 찾는 나같은 사람에게 좋은 기회가 오긴 올까, 그런 생각으로 내키지도 않는 네트워킹 모임에 갔다가 우울하게 집에 돌아온 적도 여러 번 있었습니다.
10년 넘게 회사를 다니다 회사 밖에서 프리랜서로 일을 시작하면서 처음에는 네트워킹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꼭 누군가를 직접 만나야만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건 아니더라고요.
저는 한달에 두세 번 오프라인 강의가 있는 날을 제외하면 집 밖에 나가지 않고 서재 안에 틀어박혀서 하루종일 컴퓨터로 읽고 쓰며 일합니다. 저녁 6시에 일을 마치고 요가원에 가는 게 유일한 외출이죠.
반대로 오프라인 네트워킹을 잘하는 외향인 프리랜서 지인은 콘텐츠를 만들고 강의를 한다는 점에서는 저와 하는 일이 비슷하지만 세일즈 타깃과 방식이 달라요. 그 분이 주로 하는 기업 강의는 소비자(=강연 듣는 사람)와 구매 결정자(=HR 담당자)가 다르죠. 그 분은 네트워킹 모임에서 구매 결정권을 가진 회사 담당자를 만나 좋은 기회를 얻더라고요. 저는 그 시간과 에너지를 SNS에 쏟는 거죠. 자연스럽게 제가 하는 강의는 기업 강의보다 직거래 강의, 즉 소비자와 구매 결정자가 동일한 형태가 더 많고요.
물론 기업 강연이 들어오면 감사히 받고 있지만 기업 강연 기회를 얻기 위해 일부러 오프라인 네트워킹 파티에 다닐 필요는 없다고 결론 내렸어요. 흥겨운 파티 분위기를 즐기는 외향인이라면 즐거움과 기회를 모두 얻을 수 있는 반가운 시간이겠지만 그 분위기를 즐기지도 못하면서 멀뚱히 자리만 채운다면 어차피 좋은 기회를 얻기 어려울 테니까요.
어떤 방식이 더 좋고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겠죠.
어느 쪽이든 자신의 성향에 맞는 선택을 해야 오래 즐기며 일할 수 있을 테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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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공간에서 나혼자 일해야 생산성이 좋은 나란 사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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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향인일수록 내 일에 자신이 없을수록 SNS부터
번역 수업에서 선생님이 자주 하시는 말씀이 있어요. "이제 번역가도 나를 알려야 하는 시대입니다. SNS 하세요."
수강생 분들은 주저하는 눈빛으로 일단 번역 실력부터 키우고 SNS를 하겠다는 대답을 하시더라고요.
흔쾌히 SNS를 할 만큼 번역 실력이 쌓였을 때는 사실 오히려 SNS를 하지 않아도 될 때에요. 이미 출판사에 이름을 알릴 만큼 실력이 올라왔을 테니까요. 하지만 번역 실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일단 번역서를 계약하고 번역을 실제로 해보며 부딪히고 깨져야 하는데, 그러려면 나를 알려서 일감을 받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는 거죠.
출판사 입장에서 초보 번역가를 쓰는 이유는 실력이 아쉬운 대신 번역료가 저렴하기 때문이겠죠. 비슷비슷한 실력의 수많은 초보 번역가 사이에서 일감을 받으려면 '여기 내가 있다'는 걸 적극적으로 알려야 하고요.
실력을 키운 후에 나를 알리고 싶은 마음은 어쩌면 일을 받는 내 입장일 수도 있어요. 반대로 실력이 부족할 때부터 나를 알리겠다는 건 일을 주는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거죠. 누구에게 일을 맡겨야 할지 결정하기 쉽게 도와주는 거니까요.
엉성한 상태에서 나를 드러내는 게 내키지 않을 수 있지만 그때부터 나를 알려야 작은 기회부터 얻으며 실력을 쌓을 수 있고, 무엇보다 이 과정 자체가 포트폴리오가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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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단골 카페를 바꾸는 타이밍이 있어요. 사장님이 저를 알아보고 웃으며 말을 걸어오거나 쿠키를 서비스로 주실 때 단골 카페를 옮겨요. 제 친구들은 이런 저를 보며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해요. 그런 제가 수십만 명이 보는 SNS에 사적인 이야기를 쓰는 건, 어쩌면 오프라인에서 어색하게 웃는 대신 서재에 앉아 상대와 나 사이 안전 거리를 확보한 상태에서 미리 다듬고 준비한 언어로 나를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지금 이 뉴스레터를 읽는 구독자 든든님도 저와 비슷한 성향이신지
아니면 제가 평생 부러워했던 에너지 넘치는 외향인이신지 궁금해요.
구독자 든든님은 세상에 나를 어떻게 드러낼 때 자연스럽고 편한가요?
메일 하단 게시판에 구독자 든든님의 이야기를 남겨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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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 7/1
프리워커 주간보고
이제 보고할 상사가 없어서 여러분께 보고합니다. 지난 일주일간 경험하고 배운 것을 일기 형식으로 씁니다.
🌊 누구를 만나고 어떤 일을 했어?
[6/25] 정지우 작가님 북토크
[6/27] 글밥 아카데미 번역 실전반
[6/28] 월간 단단 워크숍
[6/29] 밑미 리추얼 6월 회고 미팅
소설 <혼모노>를 읽으며
내가 왜 소설을 쓰지 못하고 자기계발서 작가가 되었는지 깨달았다.
자기계발서가 문제를 해결하는 글이라면
소설은 문제와 함께 있어주는 글이다.
나는 문제가 있으면 어떻게든 해결해야만 하는 사람이다.
문제를 바라보며 당장 해결하려 들기보다
일단 있어주는 것
그걸 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소설을 쓰게 될 것 같다.
🌊 유명할수록 글이 잘 팔리는 이유
우리는 '아는' 글만 좋아한다.
난 아닌데? 진짜 글이 좋아서 그 책 읽은 건데? 라고 하겠지만 잘 생각해보면 읽히는 글은 셋 중 하나다.
- 아는 사람(유명인)이 쓴 글
- 아는 사람이 추천한 글
- 아는 이야기를 쓴 글 (=이거 내 얘기잖아!)
잘 팔리는 글을 쓰려면 반대로 하면 된다.
1. 나를 최대한 많이 알린다.
2. 내 이야기를 통해 결국 '독자의 이야기'를 쓴다.
1번은 당장 어려우니까
2번부터 해보라는 조언이 많은 것 아닐까.
독자의 마음을 찰떡같이 표현해주는 글
독자가 원하는 이야기를 해주는 글
나 좀 봐달라고 쓴 글이 읽히려면
결국 남의 마음을 먼저 봐줘야 한다.
🌊 인생에 한 방은 없구나
만날텐데에 출연한 정준원 배우의 말.
💬 영화 '박열' 찍을 때
이준익 감독님 영화에 상대 배우가 이제훈 배우님이니까
나 이제 인생이 좀 바뀌려나? 기대를 했는데
촬영도 잘 했고 결과도 좋았지만 달라진 건 없더라고요.
💬 '페르소나' 찍을 때 아이유씨가 상대역이었거든요.
이제 진짜다! 진짜 인생 바뀐다 생각했는데
바뀐 게 없더라고요. 또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어요.
💬 드라마 'VIP'에서 이청아 누나랑 러브라인이 있었거든요.
시청율도 꽤 잘 나왔고 러브라인 반응도 괜찮았어요.
그런데 또 달라진 건 없었어요.
💬 계속 반복되니까 이제 기대를 안 하게 되더라고요.
어쩌면 그냥 계속 이렇게 갈 수도 있겠구나. 인생이 안 바뀔 수도 있겠구나.
그때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을 만났죠.
인생에 한 방은 없구나
정말 하나씩, 그냥 진짜 하나씩 쌓는 거구나
아직 나는 한 걸음 한 걸음마다 '기대'를 하고 있는 걸 보면 때가 아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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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의 워크숍
& 프로그램 소식
7/24 목 20시 | 꼭 필요한 것만 남기는 기록 디톡스! 뒤죽박죽 기록 이제 굿바이! 신청하기
7/25 금 19시 | 부산 크리스탈북스 <내 일을 위한 기록> 북토크 신청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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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 시스템 쉽게 배우고, 폴더/파일 이름 짓는 방법까지 기록 정리법 완벽 정복.
- 일정: 7월 24일 목요일 저녁 8시
- 장소: 온라인 zoom 워크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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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만나요!
<내 일을 위한 기록> 크리스탈북스 북토크
- 일정: 7월 25일 금요일 저녁 7시
- 장소: 부산 크리스탈북스 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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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레터를 읽고 남겨주신 댓글을 소개합니다.
댓글 게시판에서 함께 대화하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어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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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ove.cupide_ 든든님
오늘 레터 정말 정말 든든했어요! '누가' 파느냐가 점점 중요해질 거라는 말도 공감합니다. 저는 어떻게 호명될 지 고민해보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 단단: 써주신 닉네임을 보고 왠지 인스타그램 계정명 아닐까~ 싶었는데 진짜였네요! 바로 팔로우하고 왔어요. 꿈을 품고, 꿈을 향해 달려가는 이 과정을 함께해주셔서 늘 든든합니다.
📫 커피 든든님
"무슨 직업이든 상관없이 '효율적으로'하려고 들면 도태될 거고, '비효율적으로' 진심을 담아 정성껏 하려고 하면 살아남을 거예요." - 이 문장이 제가 어렴풋하게 생각하고 있던 지점과 너무 맞닿아있어서 내적 비명을 질렀어요! 효율성만 찾던 저로서는 '비효율'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은지 얼마 안되었거든요!
💬 단단: 와..! 방금 짓다님도 비슷한 댓글 남겨주셨는데, 우리 모두 비슷한 갈증이 있었나봐요. ✨ 비효율의 재미에 푹 빠져보자고요 우리!
📫 짓다 든든님
비효율이라는 단어를 보고 깜짝 놀랐어요! 마침 이번 글쓰는 수요일에 쓴 글의 내용이 91만원짜리 옷을 뜨는 (시간과 실 값을 대충 계산해보니 제가 뜨는 옷은 한 벌에 최소 91만원쯤 되더라고요) 비효율에 대한 이야기였거든요 ㅎㅎㅎ 효율의 시대에 비효율이 주는 감동과 성취감은 참 큰 것 같아요. 저도 비효율의 삶을 살아보려고요. 아,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하기 위한 부수적인 일들에는 효율도 좀 추구해가면서요!
💬 단단: 91만원짜리 옷 뜨개 이야기도 꼭꼭 릴스 만들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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