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회식을 마치고 돌아오는 택시 안, 갑자기 현타가 찾아왔어요.
그러고 보니 회식 뿐 아니라 최근 일을 하면서는 이것이 '나를 위한 일'이라는 느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서 일을 하면서 현타가 오는 이유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어요.
저에게 나의 하루 중 최소 10시간 이상을 소비 해야하는 ‘일’은 절대 작은 의미가 될 수 없어요. 그런데 보통 회사원들은 일에 대해 자조적이고, 때로는 ‘열정'이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하잖아요.정말 회사원은 ‘일’에 열정과 희망을 두지 않는게 맞는걸까요?
1. ‘내’ 커리어 골(GOAL)의 부재
직장상사 중 만능 열정맨이 있어요. 그의 열정을 따라가기 벅차서 물어봤어요.
“아니, 회사가 잘해주는 것도 아니고, 왜때문에 열정이 꺼지지 않으시는 거예요?”
요즘 트렌드에 맞지 않게 조직에 대한 과한 충성이 때로는 불편했어요. 그런데 그가 의외의 대답을 했어요.
“난 이 회사만 보고 열심히 하는게 아니야, 내 머릿속에 구상중인 구체적인 커리어 그림이 있고 이 회사도 그 골(GOAL)을 빌드업 하는데 필요하니까 열심히 하는거야”
커리어 골? 나는 커리어 골이 있었나?
어느 회사, 어느 직무가 아닌 나만의 커리어 그림이 없었어요. 번아웃은 ‘내가 수행하는 일에서 나만의 목표 없이 상황에 끌려다닐 때 생기는 작용’이라는 글귀를 본적이 있어요. 내가 일에 지치고 현타가 온 이유는 사실 나만의 목표 자체가 없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2. 현 조직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할 때
얼마 전 모두의 로망인 회사로 이직한 친구가 6개월이 채 지나지 않아 퇴사소식을 알렸어요. 터프한 조직문화도 잘 버티고 늘 계획적이였던 모범생 친구였기 때문에 네임드 회사를 나온다는 것, 6개월 미만의 경력이 생긴 것, 이직 전 퇴사로 인한 공백기 등등에도 퇴사를 선택한 것에 적지않이 놀랐어요.
그런데 그녀는 의외로 매우 빠르고 명쾌하게 퇴사를 선택했고, 저에게 이런 얘기를 했어요.
”난 이제 이직은 하나도 두렵지 않아. 그리고 다음 직장에 대해서도 고민하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아. 여러번의 이직을 통해서, 또 매 회사에 최선을 다하면서 느낀 것은 의외로 ‘회사’라는 것은 나의 자아를 충족 시켜주지 않는다는 점이야. 그런데 여기서의 포인트는 ‘회사’가 곧 ‘일’은 아니라는 거지. 나는 어디서든 내 일(Career)을 지속해 나가면 되는 것이고, 점점 나만의 커리어 골이 명확해지고 있어. 직장의 모든 조건이 다 만족스러울 수는 없어. 다만 하나는 얻어 가야해. 그래서 앞으로도 직장을 선택할 때에는 내 커리어를 위해 얻어갈 것을 딱 하나 목표에 두고 선택하면 되는 것 같아. 그래서 이동과 선택이 간단 명료해졌어”
친구의 말처럼 어떤 조직도 나를 완벽히 채워줄 수 없어요. 내가 명확한 커리어 골을 갖고 있더라도, 그 커리어 골을 그대로, 그리고 저절로 이루어 주는 회사는 없을 거예요. 다만 내가 커리어 골이라는 목표에는 과정이 필요하고, 내가 몸 담는 회사 혹은 프로젝트 등을 하나하나의 경험, 학습, 경력 등으로 이용하면 되는 것 같아요. 무엇보다 회사나 조직을 옮길 때 마다 적어도 하나씩 얻을 것을 만들어놔야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커리어 골을 기준으로 주위 환경을 잘 활용하는 것이, 환경에 일방적으로 끌려다니는 것보다 낫잖아요? 적어도 내가 얻어야 할 것과 그걸 위해 환경을 선택 했다면 그 환경이 힘들더라도 분명 선택의 의미가 있고, 스스로 후회가 덜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Summary]
사실 단순히 생각하면 회사에서 현타가 오지 않기 위한 방법은 간단하죠.
'열심히 하지 않거나 (월급 받는 정도만 하거나)' or '나만의 명확한 이유로 열심히 하는 것'
여러분이 만약 2번 유형이라면 아래 방법을 함께 해봐요!
1. 커리어 골을 명확히 한다.
2. 커리어 골을 위해 현재의 조직을 잘 이용해 본다.
3. 회사를 선택할 때에는 과감해진다. 모든 요소를 다 고려 하기보다는 '이번 회사'에서 얻어갈 요소를 하나 설정하고, 과감히 선택한다.